[여의도풍향계] 21대 국회도 '또'…무더기 폐기되고 땡처리까지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21대 국회도 이제 한 달 남았습니다.<br /><br />정쟁에 매몰된 정치권에, 쌓여 있는 민생법안들은 이번 회기에도 무더기로 폐기될 상황에 처했는데요.<br /><br />다음 국회의 모습은 나아질 수 있을까요?<br /><br />임혜준 기자가 여의도풍향계에서 짚어봤습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26,796건.<br /><br />지난 금요일 기준 21대 국회에 제출된 법안의 수입니다.<br /><br />이중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1만여 건입니다.<br /><br />즉 1만 6,000건에 달하는 법안들은 이번 회기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되는 셈이죠.<br /><br />그 이전 '최악의 식물국회' 오명을 썼던 20대 국회의 법안 처리율, 36.9%로 역대 최저치였습니다.<br /><br />회기 내 접수된 2만 4,000여건의 법안 중, 처리된 법안은 9000건에 불과했고, 나머지 1만 5,000여건은 자동 폐기 수순을 밟았습니다.<br /><br />이번 21대 국회, 4년 전 출발할 때는 20대 국회와 달라지겠다 큰소리쳤지만, 법안 처리 성적표는 비슷한 수준에 그칠 전망입니다.<br /><br />폐기되는 법안들만큼이나 우려스러운 것, 이른바 '땡처리' 법안입니다.<br /><br />여야는 회기 마지막 본회의에서 비쟁점 법안들을 대거 처리해왔는데요.<br /><br />20대 국회 역시 임기 종료 전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무려 140여 건에 달하는 법안을 무더기 통과시켰습니다.<br /><br />이런 '법안 땡처리', 17대 국회부터 이어져 왔습니다.<br /><br />그 숫자는 18대, 19대, 그리고 20대를 거치며 계속해서 늘어납니다.<br /><br />마치 관행처럼 자리 잡은 것이죠.<br /><br />무더기 법안 통과에는 부실심사 꼬리표가 붙습니다.<br /><br />우리 일상을 바꿀 법안들이 제대로 심사는 거쳐 통과되는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요.<br /><br />국회의원의 임기 말 '실적 챙기기' 비판이 따라다니는 이유입니다.<br /><br />폐기를 앞둔 법안 목록엔 국민 생활과 직결된 민생 법안도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.<br /><br />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이나 금융투자소득세 이른바 '금투세' 폐지 법안, 또 고준위방사성폐기물 특별법 등이 대표적입니다.<br /><br />대부분 여야가 입장차를 보이는 쟁점 법안들이라 좀처럼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실정인데요.<br /><br />최근엔 여야 모두 시급하다며 처리에 잠정 합의한 '고준위 특별법'의 경우도, 막판 진통이 계속되며 회기 내 처리가 불투명해졌습니다.<br /><br />물론 이런 중요 법안들은 오는 5월 30일 임기를 시작하는 22대 국회에서 새롭게 상정될 수 있습니다.<br /><br />다만 전망은 밝지 않은데요.<br /><br />범야권, 이번 총선에서 192석으로 200석 가까운 의석을 가져왔습니다.<br /><br />국민의힘은 108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죠.<br /><br />여당은 작은데 야당은 큰, '여소야대' 정국이 21대 국회에 이어 22대에서도 재현되는 셈입니다.<br /><br />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, 개혁신당 등 범야권 정당들, 벌써부터 '대여 투쟁'에 손을 잡았습니다.<br /><br />22대 국회가 개원하는 즉시 '방송3법'부터 재입법에 나서겠다고 선포했습니다.<br /><br /> (지난 24일) "언론장악 저지하자! 저지하자! 저지하자!"<br /><br />이 밖에도 김건희 여사 특검법, 이종섭 특검법, 한동훈 특검법까지, 각종 특검법을 밀어붙이겠다는 계획입니다.<br /><br /> (지난 23일) "민생입법은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를 받드는 시금석입니다.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강력히 촉구합니다."<br /><br />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새 국회 개원 전부터 야당이 협치 정신을 잃어버렸다며 맹비난했습니다.<br /><br /> (지난 26일) "국회 여야 협치를 파괴하고, 선거승리에 도취되어 22대 국회도 독주하겠다는 예고편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."<br /><br />그런가하면, 이번 선거 의석 확보에 실패한 녹색정의당. 채상병특검법, 전세사기특별법, 이태원참사특별법 등 '10대 법안'을 꼽아, 회기 내 처리를 여야에 절절히 호소했습니다.<br /><br /> (지난 25일) "10가지의 법안의 21대 국회 내 처리를 다시 한번 원내의 모든 정당들에게 촉구합니다."<br /><br />법안 힘겨루기 만큼이나 여야는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로 벌써부터 신경전입니다.<br /><br />법사위, 예결위, 운영위 등 핵심 상임위를 사이에 둔 쟁탈전이 새 국회 개원 전부터 시작된 건데요.<br /><br />새 얼굴 채워질 22대 국회에선 반복되어온 '지각 개원'의 흑역사부터 끊어내길 바라봅니다.<br /><br />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. (junelim@yna.co.kr)<br /><br />PD 김효섭<br /><br />AD 최한민<br /><br />#민생법안 #국회 #금융투자소득세 #조세특례제한법<br /><br />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: 카톡/라인 jebo23<br /><br />(끝)<br /><br />